• 목록

평소에는 조용히 자던 남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식이 있거나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들어오는 날이면, 침실이 들썩일 정도로 요란한 코골이가 시작됩니다.
가끔은 숨이 멎는 것처럼 조용해졌다가, 다시 꺽꺽거리며 깊은 숨을 몰아쉬는 순간도 있습니다.
술 때문이겠거니, 잠깐만 그러다 말겠지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일이 반복될수록 수면의 질도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제야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왜 술만 마시면 코골이가 더 심해지는 걸까?

술이 코골이를 유발하는 이유
술을 마시면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죠.
그런데 이건 기도 주변의 근육까지 이완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수면 중에는 혀, 연구개(입천장 뒤쪽), 목 근육들이 모두 이완됩니다.
그 상태에서 술까지 마시면 근육 이완이 더 심해져 기도가 좁아지게 되고, 공기가 통과하는 길이 막히면서 코골이가 발생하거나 더욱 심해지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술은 수면의 구조 자체를 망가뜨립니다.
깊은 수면보다 얕은 수면 단계가 늘어나고, 중간에 자주 깨거나 뒤척이게 됩니다.

혈중 산소포화도에도 영향을 줘 숨을 더 거칠게 쉬게 만들고, 이로 인해 수면무호흡증 증상까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술 마신 날은 특히 더 시끄럽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많은 배우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평소엔 괜찮은데, 술만 마시면 코 고는 소리가 달라요.”

이는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알코올 섭취가 실제로 기도의 이완 상태를 바꾸기 때문입니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머리가 무겁고 피곤한 이유도, 바로 이런 질 낮은 수면 때문입니다.

음주와 함께 흡연까지 한다면?
술과 더불어 흡연도 코골이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흡연은 기도 점막을 자극해 만성적인 염증과 붓기를 유발하며,
이로 인해 기도가 더욱 좁아지고 공기의 흐름이 불규칙해져 코골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즉, 음주와 흡연이 동시에 반복된다면, 코골이는 점점 더 심해지고,
그에 따라 수면무호흡증의 위험도도 함께 증가하게 됩니다.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술 자체를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코골이를 완화할 수 있습니다.

잠자기 4시간 전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습관 들이기

술 마신 날은 옆으로 누워 자도록 유도

음주 후 베개 높이 조절로 기도가 눌리는 걸 방지

수면 직전에는 흡연이나 기름진 음식 섭취 자제

코골이가 반복된다면, 병원에서 간단한 수면검사를 받아보기

이런 습관을 하나씩만 바꿔도, 코골이 소리의 강도나 지속 시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술 마시고 잠든 사람은 천하태평이라는데, 옆 사람은 밤새 지옥이다.”

그 말이 농담처럼 들릴 수 있어도, 실제로 음주성 코골이는 부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반복되면 수면 건강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등 다양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코 고는 소리’라는 하나의 현상을 넘어,
그 안에 숨어 있는 원인과 생활습관을 함께 돌아볼 시기입니다.